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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이 전복된 세계 - 무한 확장되고 복잡해지는 21세기 문제들의 공통점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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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이 전복된 세계 - 무한 확장되고 복잡해지는 21세기 문제들의 공통점

어크로스

제이머 헌트 (지은이), 홍경탁 (옮긴이)

2021-07-21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b>“스케일이 바뀌면 문제도 바뀐다”
파슨스·뉴스쿨 초학제 연구를 이끄는 제이머 헌트 교수의 통찰
인간의 지각 범위를 벗어난 현상들의 본질을 꿰뚫다

원자 시대에서 비트 시대로 이행하면서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우리를 둘러싼 문제들이 인간의 지각 범위 밖에 있을 때,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뉴스쿨과 파슨스에서 초학제 연구를 이끄는 제이머 헌트는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스케일 혼란’이라는 공통점에 주목했다. 모든 것이 비물질화되고 우리의 일상이 강력한 네트워크에 귀속되면서, 실재의 본질이 기존의 스케일 감각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생물학과 물리학, 도시공학, 정보공학을 아우르는 탁월한 통찰력으로 뒤엉켜 보이는 현상들을 관통하는 스케일 혼란에 우리를 눈 뜨게 한다. 더불어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후 위기, 불평등한 정책 등 복잡하고 해결 불가능해 보였던 문제들에 새롭게 접근하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초연결을 넘어 메타버스 시대로 나아가는 지금,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기준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b>비물질성과 얽힘이 만들어낸 새로운 스케일의 시대

우리가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태블릿을 들여다볼 때 우리는 스케일에 대해 어떤 감각을 학습하는 것일까? 그것들만의 물리적 법칙이 우리를 어떻게 재창조하는 것일까? 정보 시대는 완전히 새로운 일련의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최근 닐슨 리서치는 오늘날 미국 성인들은 하루에 거의 다섯 시간씩 디지털 화면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우리의 일상적 습관에서 나타난 이러한 기념비적 변화가 어떻게든 우리를 변화시키지 않았다고 어찌 상상할 수 있을까? -2부 ‘스케일 감각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흔들리는가’ 중에서

20세기 초 갑자기 증폭된 산업 규모와 도시의 확장은 인간의 감각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시기에 프로이트를 비롯한 철학자들은 전에 없던 스케일에 압도당한 인간의 소외에 주목했고, 기계의 스케일과 인간 노동력의 최적 조합을 찾으려는 테일러주의 역시 이때 탄생했다. 저자는 스케일 혼란으로 인한 기념비적 변화가 오늘날 다시 일어나고 있음을 환기한다. 20세기의 변화가 기계화와 전기 사용이 주된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비물질성’과 ‘얽힘’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대다수(인공물, 프로세스, 서비스 등)가 물리적인 것에서 디지털로 바뀌고, 전 세계 시스템이 서로 강하게 연결되면서 기존의 스케일 감각과 맞지 않는 현상들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파일의 크기는 숫자로만 가늠되고, 지구 반대편의 금리가 내 대출이자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에서, 스케일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b>“스케일이 바뀌면 문제도 바뀐다”

예상치 못한 스케일의 변화는 원인과 결과를 뒤흔들고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능력을 저하시켰다. 그러한 변화는 세상에 대한 우리의 생각(정신)과 지각(육체) 사이의 관계를 재배치했다. 우리가 과거에 전략과 도구, 지식, 주위 사람의 도움을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었던 과제들은 더 이상 같은 식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실제 문제의 경계를 정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서문 중에서

개미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저자는 생물학자 프리츠 벤트의 사고실험을 들어 이 문제에서 진짜 걸림돌은 개미의 ‘지능’이 아니라고 말한다. 개미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책의 크기가 작아지면 책장 사이의 분자 결합이 너무 강해져 개미가 책장을 넘길 수 없고, 글자 크기가 수천 분의 1로 작아지면 1마이크로미터 이하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가시광선의 특성 때문에 글자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저자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스케일이 바뀌면 문제도 바뀐다’는 것이다. 예컨대 데이터에서 빅데이터로의 변화는 데이터 양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막대한 재화와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면서 사용자 데이터를 긁어모아 수익을 올리는 구글처럼, 데이터 스케일의 증가는 무엇을 팔고 누구에게 팔 것인지 경제 규칙을 다시 썼다. 전쟁 역시 달라졌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비행기에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해 1초에 한 장씩 찍는 프로젝트는 도시 전경을 거의 실시간으로 기록했는데, 이로써 폭발물이 터지면 정확히 폭발이 일어난 시간에 찍힌 사진 기록을 되돌려 분석하고, 현재 시간까지 용의자를 추적할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데이터 전송률과 무한대에 가까운 저장 용량이 시간여행에 가까운 도약을 이루어낸 것이다.

<b>빅데이터, 초연결, 초지능이 낳은 문제들을 스케일로 읽기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기획은 대부분 20세기 초 도시의 사회악을 근절시켰다. 포장도로는 지역들이 상호연결되게 만들었고, 주거 프로젝트는 빈곤층에게도 안전을 보장했으며, 근대의 상하수도 시스템은 질병을 퇴치했고, 공공교육은 아이들에게 경제적 신분 상승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복잡해졌다. 문제의 본질이 관리와 예측이 가능한 것에서 관리와 예측이 불가능한 고약한 것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신중한 사고와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풀 수 있었던 문제들이 더 이상 그렇게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매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기술적?환경적 시스템이 관리하기엔 너무 복잡하게 얽혀버렸을까?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근본적 복잡성 속에서 갈피를 잡을 수 있을까? -9장 ‘복잡성을 받아들이기’ 중에서

무엇보다 스케일의 변화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우리에게 종이봉투와 비닐봉투 중 무엇을 선택하겠느냐고 묻는다. 많은 나무를 베어내는 것과 썩지 않는 물건을 쓰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나쁠까? 에코백을 쓰는 건 어떤가? 그런데 만약 그 에코백이 노동 착취적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인체에 유해한 염료를 쓴다면? 이처럼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많은 문제(기후 위기, 불평등한 정책, 사이버 범죄 등)가 아주 작은 영역에서조차 복잡하게 얽혀 있다. 문제의 원인을 특정할 수 없고, 해결책은 지엽적으로만 효과를 보이거나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
저자는 이렇듯 마트 계산대 앞에서부터 창공 위 전쟁까지 폭넓은 예를 통해 우리가 이미 익숙해진 삶의 양상이 실로 얼마나 근본적인 변화인지, 그리고 그 중심에 스케일 변화가 있음을 일깨워준다.

<b>비선형 세계, 복잡계 세상을 위한 스케일 전략
스케일 감각하기, 스케일 프레이밍, 스캐폴딩 프로세스 등

여러 스케일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질문을 마주하다 보면 무기력해지기 쉽다. 이와 더불어 지역의 모든 문제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러 주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큰 스케일의 문제는 고사하고 작은 스케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스케일 프레이밍의 핵심은 실제 상황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전반적인 역학관계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마치 한 잔의 물이 끓는점에서 수증기가 되거나, 애벌레가 충분한 에너지를 통해 화려한 나비가 되듯이, 우리가 시스템의 스케일을 키웠다 줄였다 하는 사이에 문제의 형태가 바뀌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가 드러나기도 한다. -6장 ‘스케일 프레이밍’ 중에서

책은 스케일 변화가 일으키는 놀라운 작용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과 더불어 복잡한 현재를 타개해나가기 위한 접근법으로서의 스케일을 논한다. 인간의 감각과 멀어진 방대한 스케일을 다시금 인간이 느낄 수 있게 하려는 예술가들의 노력이 그중 하나다. 일례로, 미국의 사진가 크리스 조던은 &lt;플라스틱 병&gt;이란 작품에서 5분 동안 미국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음료수병 200만 개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기후변화의 현실을 문자 그대로 우리가 손에 쥘 수 있는 것, 즉 플라스틱 병으로 바꾸어놓았다. 또한 복잡한 층위를 스케일별로 나누어 유연하게 접근하는 ‘스케일 프레이밍’도 주목할 만하다. 문제와 해결책을 개인, 가족, 이웃, 공동체, 도시 등의 층위로 나누어 살펴봄으로써, 이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리눅스와 위키피디아의 예를 들어 이해관계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문제 해결 방법인 ‘스캐폴딩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하향식?상향식 프로세스가 혼합된 이 방법은 스캐폴딩, 즉 비계를 설치하듯 기본적인 시스템은 소수의 설계자가 만들되, 다수의 아이디어를 최대화하고 최적화하고 종합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이러한 방식으로 오늘날의 문제들을 명쾌하게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문제의 스케일과 복잡성에 압도되지 않을 때, 해결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오늘날 통제되지 않는 문제들과 싸우고 있는 우리 사회에 많은 통찰을 안겨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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